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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나요?
어린 시절, 양철 지붕위로 떨어지던 빗소리가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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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번째 엄마의 기일을 맞았다. 동네가 마늘 캐기로 분주하다. 여기 저기 알이 굵은 마늘이 널려있다. 아이는 외사촌 누나와 마당으로 할머니 산소로 신이 났다. 그러나 정작 외할머니가 보고 싶냐는 말에는 보고 싶지 않단다. 그도 그럴 것이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없으니 당연한 것. 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은데. 아이는 나를 바라본다.
제사상에 올리려 외숙모가 만들어 놓은 생선전, 호박전, 동그랑땡, 산적만 야금야금 주워먹고 있다. 어린 시절 나도 그랬던가. 엄마가 만들어 놓은 음식을 얼른 먹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겠지. 예전과 다르게 이제 제사를 늦게 지내지 않는다.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 일찍 자야한단다. 더구나 잔소리하시던 시할머니도 안계시니, 우리도 당연 일찍 제사를 드리는 것이 좋다. 상을 물리고 맛있게 익은 수박을 먹고, 다시 밥을 먹는다. 오빠와 동생과 맥주 한 잔도 한다. 올해는 엄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작년엔 엄마가 무얼 좋아했는지 기억이 없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오로지 김치만 맛나게 먹었던 엄마를 기억하고, 과일도 깍아 놓은 마지막 뼈대만 먹었던 엄마를 말했었다. 5월의 하늘은 맑았고 햇살은 좋았다. 꽃도 피었고 아이는 그 사이를 뛰어다녔다. 내게 생명을 준 엄마는 내가 생명을 준 저 아이를 하늘에서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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