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보러 갔었지. 붉은 비단길을 걷고 싶었지만, 나의 걸음은 느렸고 사람들은 너무도 많았어.
by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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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양철 지붕위로 떨어지던 빗소리가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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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풍성함은 우리집에도 찾아왔다.  잘생긴 단감과 까슬한 껍질 속에 단맛을 감추고 있는 키위가 식탁에 수북하다. 보내준 사람의 마음까지 담겨있어 더 맛나 보인다. 해서 매일 매일 열심히 단감과 키위를 먹고 있다.  엊그제는 두 개의  소포를 받기도 했다. 멀리 사는 동생이 보낸 소포에는  손수 만든, 소독제, 삼푸, 스킨이 있었다. 또 하나의 소포엔 칼슘제가 들어 있었다. 소포를 받고, 문자를 보내면서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그 누군가가 나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정. 말. 고. . 다.

 보일러의 온수가 제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대로 온수를 공급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고 보일러를 가동시켜야 된다는 것도 이제서야 확인했다. 반찬 없는, 정확히 말해 새로이 만든 반찬이 없는 ( 어제 먹다 남은 김치찌개와 간장에 절인 깨잎, 조금 굵은 멸치 볶음, 김)저녁을 먹었다. 멸치 볶음을 먹다가 마늘 조각이 있다는 것도  오늘 알았다. 멸치 볶음은 고모가 해다준 반찬이다. 마늘이 꽤 맛있었다. 언제부턴가  마늘을 열심히 먹고 있다. 김치찌개를 끓일 때 일부러 통마늘을 넣기도 한다. 매운 맛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마을 맛이 나쁘지 않다. 

 겨울이 시작되고 있음은 건조한 얼굴이 먼저  느낀다. 하여, 지금 팩을 하고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그 와중에 커피를 조심조심 마시고 있다.  해가 바뀔수록 많은 수분을 원하고, 표정도 사라지는 나이가 되었다. 큰 언니의 말대로 어깨와 팔뚝에 나이 살이 드러나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큰 언니는 가끔 늙는다는 것에 서글퍼한다. 그런 언니를 보면서 나는 그 나이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생각한다. 

 커피는 식어가고, 세탁기는 곧 음악이 흘러 나올 것이다. 건조한 방 안에 수건을 널고, 읽어야 할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볼 것이다. 어쩌면 멸치볶음을 안주 삼아 캔맥주를 한 잔 할지도 모르겠다.

by april | 2009/11/21 20:29 | 달뜨는 일상이면 좋을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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